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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존기

뉴욕 주간 일기 - 2024/09/12-2024/09/28

 

그렇다! 

미국 뉴욕으로 길을 떠나게 되었다.

사실 정보성 글만 쓰는게 나을것 같은 그런 티스토리지만,

+ 사진 올리는게 좀 개떡같긴 하지만 

그래도 모든 기록들을 한 곳에 모으는게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올려봤다. 

언젠가 일하는거 관련된 것도 정리해서 올려야지... 

 

아침에 떠나버림 ~_~ 해뜨는 모습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뉴욕 입국 심사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존나매우베리 지옥같다고 하고 싶다.

욕을 어마무시하게 쓰고싶지만... 진짜....하......

뭔가 알 수 없는 애들이 자꾸 새치기를 해서 무려 4시간이 걸려서 ㅋ 줄을 서서 통과할 수 있었고 

심지어 심사할때는 내가 너무 지친 + 꼬질한 모양새여서 그런지 

여권 사진과 내얼굴잌ㅋㅋㅋ 일치하지 않는다고 한동안 잡아세워둬서 짜증과 절망 그 자체였다. 

(이정도면 미국 공항과 나는 대체... 매번 왜 이러는 것인가)

 

결국 내 옐로라이드 택시 예약도 밀리고 (추가금 더내고ㅋ)

나를 마중나온 SB 도 그동안 아무것도 못먹고 쫄쫄 굶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막 나온 나는 더럽고... 꼬질꼬질하고... 많은 일로 개빡쳐있고.....

그랬다.

두근두근 흥분 이런거 하나도 없었다...! ㅎㅅㅎ

그래도 도착한 김에 맛난거~ 맥주~

 

그래도 어리버리한 날 위해 자기 일도 제쳐두고 와준 친구에게 밥이라도 사줬다. 

사랑해 친구야.

 

바로 다음주 월요일에 이사도 해야하고, 시차 적응 기간도 필요해서 일주일간 공식적인 출근은 하지 않았다. 

23일부터 진짜 출근인걸 생각해서 열심히 체력도 비축하고, 잠시나마 여행온 사람의 마인드를 가지기로 함...! 

 

그래서 다음날부터 설렘을 가지고 뽈뽈 돌아다녔다 헿 

Leon's Bagel Sandwich. 별점은 ★★★☆☆

 

일단 와서 느낀건...

진짜 다 넓고 크고 높다...

 

 

나는 살면서 내가 어떤 도시에 비해 작거나 초라하다고 느낀 적이 없는데,

뉴욕에 와서는 유독 도시에 비해 내가 굉장히 작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서울도 충분히 큰 도시고, 많고 복닥복닥한데

이곳은 진짜 BIG 그 단어 자체였다. 

 

트조에 가서 본 피넛버터 파티... 전 연구실에 있던 KM 이 생각난댜 히히 보고싶다

 

그래도 뭔가 다행인건, 내가 처음 자리잡은 동네가 브루클린이라서 그런지 적응하기가 좀 더 쉽다는 점이다. 

여기는 좀 더 동네가 오밀조밀하고 귀엽다. 

빌딩 좍좍 이런 맨하탄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푸근하다.

(월세는 결코 푸근하지 않다)

노을 질때 특히 이-뿌다

 

뉴욕에 와서 한가지 좋고 기대되는건, 

너무 멋진 미술관들이 많아서 

주말마다 바람 쐬러 어디갈지 고민하지는 않아도 되겠다는거. 

이번주에는 시간이 애매하게 비어서 우선 MoMA 에 갔다. 

 

현대카드를 보여주면 티켓이 공짜

 

들어가자마자 5층으로 가서 관람을 시작했는데 

내가 아무 사전조사를 안 하고 와서 그런가??? 

첫 방에 들어선 순간부터 너무 깜짝 놀랐다.

고개만 돌리면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서 동공지진이었다.

그리고 점점 다른 방들을 지나갈때마다 더욱 혼란해짐... 

(고개 돌리면 고흐, 오른쪽으로 돌리면 칸딘스키, 아래보면 고흐, 뜬금 없이 마그리트와 호퍼까지) 

 

그 중에서도 클림트가 그린 숲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서 앞에서 한 몇분 서있었다.

내가 마그리트 그림중에 제일 좋아하던 작품 하나가 여기에 있던것도 너무 행복했다... 

 

아래층으로 갈 수록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관람을 하는지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크 로스코의 그림 앞에서 한참을 앉아있는 분도 있었고 ,

향나무로 만든 실 성전에서는 휠체어를 탄 할머니가 가만히 눈을 감고 향을 맡고 계셨다. 

 

그냥 여기에서 보낸 세네시간이 너무 좋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맨하탄은 돌아다니는 곳곳마다 이벤트가 진행중이었는데

매번 감탄만 하고 사진 안찍은게 함정. 

1) 짱컸다 진짜로 진짜루 / 2) 주말마다 뭔가 파티가 있는것 같음 / 3) 뭔가 웃긴 가게

 

 

 

어떤 하루는 관광객의 마음을 다집고

베슬부터 시작해서 high line - chelsea market 까지 이어지는 경로를 가봤다.

베슬 / 하이라인에서 본 귀여운 나무
느네가 타코 짱이라매! 혼자 잘먹음...호호 별점 : ★★★☆☆
귀여운 리틀 아일랜드

 

하이 라인 산책길을 걸어가면서

서울역 앞에 있는 서울로가 이걸 보고 따라했겠구나 싶었다. 

낯선곳에서 익숙한 향이랄까!!!

 

내가 서울에서 본 것들의 원본(?) 을 본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렇게나 시끄러운 동네 한가운데에, 긴 조용한 정원이 있다는게 너무 좋았다. 

센트럴 파크는 또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

 

하지만 산지 2주 정도 되었음에도 적응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음식인데...

뭔가 내 기준으로 가격은 비싸면서도 제 값은 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이동네 기준으로 진짜 비싼걸 먹지 않아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다.

여기 온지 얼마 안되었기에 달러만 보이면 환율부터 계산하게 되니까..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는 연어 베이글을 먹고도 아무 감흥이 없는걸 보면

내 혀가 별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거나 심리적인 이유가 크겠지 싶다. 

Angels Cafe - ★★★★☆
High Lua. ★★★☆☆
Noods and Chill. ★★★☆☆, 팟타이보다 똠얌이 더 맛있다

 

 

SB 랑 간 RAKU 는 매우 매우 존맛이었다.

메뉴는 게살...달걀... 뭐시깽 

★★★★★

 

 

 

돈...돈이 제일 문제다.

이렇게 나는 점점 스스로 요리하는 것을 결심하고 마트 구경과 식재료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 마트에 놀러가면 가을을 맞아 호박관련된 식품을 파는걸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나는 요즘 chobani 와 siggis 에서 나오는 가을 맛들에 미쳐버려있다. 

하악

 

 

근데 그냥 다 떠나서 일단 그냥 마트에 가면 반쯤 눈이 돈다.

재밌는게 너무 많고 맛있어 보이는게 너무 많은데

나 혼자 이 모든걸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참고 있다. 

내가 요즘 빠진 것....구아바 주스와 후무스!!!!!!!!!!! 외쳐 후 무 스 !!!!!!!!!!!!!!!!
맥주는 다음에 한곳에 별점 정리 해야지 낄낄

 

 

그리고 사람이 나이가 30 넘어서 자취를 처음 해보니... 

생활이 버겁다. 

한 사람이 먹을 밥을 매일 준비하고 치우는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걸 알아버렸다....( 어머니이ㅣ이ㅣㅣ이)

짱큰 가지와 내 일주일치 재료 정리
만들어먹고 사는 것들

 

 

이래저래 어찌저찌 삶의 패턴은 만들어가는 중이다. 

 

 

-

 

정신없는 와중에 출근 전에 각 연구실에서 열리는 랩미팅과 세미나를 한번씩 갔다. 

교수님틀한테 인사도 하고, 연구실 위치도 좀 눈도장 찍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그랬더니 그 중 파스타 연구실의 사람들끼리 무려 야구장을 가자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파스타 연구실에 나말고도 새로운 인원들이 많아서 친목 다지기 시간을 가지자고 만든 이벤트인 것 같다. 

그래서 뜬금없이 나도 껴서 연구실 사람들과 뉴욕 메츠 경기를 보러 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한국에서도 야구를 안보는데.... 어째서....?

 

그래도 연구실 야구빠돌이가 자꾸 야구 규칙을 설명해줘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고마워 톰.... 

이겨서 다행....

 

 

-

 

브루클린에서 맞은 첫 주말에는 스모가스버그를 보러 갔다.

거기서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하여.. 

Echo of Nothing 을 추천해주셨다. 맛있었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면 소소하게 귀여운게 참 많은 동네다. 히히.. 정이 붙는다.

 

지금은 첫 출근 한 주를 마치고 일주일 정리를 하는 중인데 

뭔가 이 짧은 5일동안 많은게 지나갔다. 

내 자리도 찾고, 카드키 활성도 시키고, 나 노트북 필요하다고 징징대고, 연구실 회식도 하고, 학교 HPC 서버 쓰는것도 배우고, 이미 cowork 하는 사람들이랑 회의도 하고, 나 할일도 배정받아서 벌써부터 교수님들이 쪼기 시작하셨다 (?)

 

( 일주일 출근 소감 : 디질것 같아요 )

 

각 연구실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다 좋은것 같고, 앙교수님도, 파스타 교수님도 너무 배울점이 많은 멋진 사람들이다. 

자꾸 나를 상관 없는 회의에도 데려간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 듣고나면 아 이사람들이 날 최대한 빨리 적응시키려고 도와주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출근하는 매일이 신기하고 즐겁다. 

이게 얼마나 오래 갈런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야지.

 

...라고 생각한게 무섭게도, 긴장이 좀 풀려서 그런지 + 여기 일교차가 장난이 아니라서 그런지 감기에 된통 걸렸다.

약을 그득그득 가져온게 그래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브루클린에서 해가 질때 맨하탄 쪽을 보면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중간중간에 힘들면 여기로 와야겠다. 

뭔가 이 광경을 보면 또 다시 그래도 힘을 얻지 않을까 싶다. 

공원엔 사람들이 그득 누워있었다
진짜 보면서 기분이 이상했던 풍경.
다리 너머로 쪼매난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오늘도 사실 주말인데 일해야한다.

왜냐면 서버 적응때문에 시간을 날렸기 때문이쥬.